TV/방송2010.11.26 13:12
대물 16회 분에서는 서혜림(고현정)이 조배호에게 신당참여에 함께하여 대권후보 조건으로 30만평의 땅을 약속받자, 강태산(차인표)은 서혜림의 신당참여와 대권 후보 참여에 강력하게 저지하기 위하여, 선거에서 전 도지사가 타의에 의하여 사퇴하였다는 증거를 들이밀며 서혜림을 압박한다. 강수에 서혜림은 흔들리고, 도지사 사퇴라는 초강수를 내던진다.

드라마 초반 서혜림은 손발이 오그라들 정도의 이상적인 정치인으로 묘사되며, 길이 아니면 쳐다 보지도 않는 강경한, 현실감 없는 정치인으로 묘사된다. 이러한 캐릭터를 처음 접한 시청자들은 서혜림이 줄수 있는 정치적 카타르시스를 느끼며 극에 몰입하지만, 이미 서혜림이 대통령이 된다는 결말이 공개된 상태에서, 계속되는 서혜림의 현실감없는 정치적 판타지에 실증을 내기 시작하고, 시청률은 하락한다.
 
 

서혜림의 캐릭터는 비현실 그 자체였다. 국민이 최우선이므로 자신의 정치생명따위는 안중에도 없으며, 법적인 책임뿐 아니라 도덕적 책임에도 가슴아파하고, 바보로 보일만큼 순진한 정치인으로 15회까지 극이 진행된다.

하지만 어제 방송분(16회)에서는 민우당 전 대표인 조배호와 신당참여의 조건으로 받기로 한 20만평의 땅을, 30만평으로 올려달라고 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비현실 → 현실의 추잡한 정치인으로의 급격한 캐릭터 변화를 꾀한다. 시청자는 이 대목에서 어리둥절하다. 부패정치를 대표하는 조배호와의 손을 잡는 것도 모자라, 조배호와 현실적인 타협점을 찾아가는 모습은 서혜림이라기보다는, 차라리 강태산 아니면 제2의 조배호라 해도 모자라지 않을 정도의 현실적인 정치인이었다. 판타지스러운 비현실정치인을 15회분이나 그려내다가, 갑자기 변화하는 캐릭터에 시청자들이 어리둥절하는건 당연할 것이다.

조배호와의 거래에서 그치지 않고, 서혜림은 강태산 대표와의 거래에 까지 손은 뻗친다. 자신의 손에 피를 묻힐것이니 조배호 보다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한다면 조배호의 신당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런식으로 대물 16회에서는 급격한 서혜림의 변화를 중심으로 극이 흘러가고, 서혜림의 비현실 정치인,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 정치인의 정체성을 없애버린다. 캐릭터의 급격한 변화에 혼란스럽긴 하지만 이러한 변화를 반긴 시청자 또한 많다. 지금까지 서혜림은 답답할 정도의 고집불통의 모습을 보여줬기에, 이제는 현실과 타협하며 도민을 위한 방법을 찾는 서혜림의 모습은, 지금까지 서혜림의 답답함에 잃어버려던 시청자들을 되찾기에는 좋은 장치가 되었다.

하지만 이런 급격한 캐릭터의 정체성 변화에는 막대한 손실이 뒤따른다. 비현실 정치인으로써 조배호와 강태산의 사랑을 독차지하던 서혜림은 변화로 인해 전혀 매리트가 없는 현실속 정치인이 되었다. 조배호와 강태산 주위에 널리고 널린 일반적인 정치인과 다를바 없는 정치인이 된것이다. 하지만 조배호와 강태산은 서혜림에 대해 목숨을 걸고 자신의 개혁정치의 아이콘이라며, 서혜림에 대한 사랑이 식을줄 모른다. 여기서 또 시청자들은 궁금증을 갖는다. 처음부터 서혜림이 가지고 있던 매력을 잃게되었는데, 무엇때문에 서혜림이 개혁정치의 아이콘인가? 개혁정치와는 거리가 멀어진 서혜림은 어떤 매력이 있기에 두 사람이 이토록 목을 매는가? 드라마는 이에 대한 답을 주지 못하고, 그냥 지금까지 봤으니 계속 보라는 식으로 극을 밀어붙힌다.

극을 계속 진행하기 위한 서혜림의 캐릭터 정체성 혼란이 극 전체의 개연성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현실적인 서혜림을 원하던 시청자는 얻었으나, 극의 완성도를 원하는 시청자를 잃는 대물 16회였다.

한줄평 : 이상정치는 없다며 현실세계의 정치인을 두둔하는 서혜림
Posted by 에스 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