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2010.11.27 10:32
몇일전 우리 국토는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공격을 받았다. 연평도 관련 기사는 미친 듯이 쏟아져나오고, 검색엔진과 뉴스는 특보, 속보라면서 이 소식들 전하기에 정신이없다. 우리의 못다핀 청년 둘의 애도 기사까지.

국민들은 강경한 대응을 연신 외치고 있고, 북의 만행에 오바마 미 대통령이 분노했으며, 미국은 우리에게 전폭적 지지를 약속하고, 실제 상황에 있었던 주민들의 인터뷰, 해병대 선배 전우들의 추모,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 금융시장의 추이, 북의 도발이유와 앞으로의 전망까지 속속들이 보도가 되고 있는 지금.

이것이 마치 현실처럼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것 또한 금방지나갈것이라는 생각이드는 것은 무엇 떄문일까? 왜 점점 무뎌지는 것일까?

1999년 6월 15일 오전  북한과의 제 1 연평해전이 발생했다. NLL을 침범한 북 경비정을 우리나라의 고속정이 충돌시키면서 사건은 발생했다. 북 경비정은 매일 북방한계선을 넘어와 몇시간씩 우리의 영해에서 반응을 살피고 돌아가곤 하다가 6월 15일 꽃게잡이 어선들이 NLL 남쪽 2Km 까지 내려왔다. 우리는 교전수칙에 의거하여 선체를 충돌시켜 밀어내기식 공격을 했으나 우리의 옆구리를 북 경비정은 소총으로 선제 사격하여 국지전이 발생했고 우리측 함포와 기관포 의 응사로 북 어뢰정과 경비적이 파손되고 퇴각했다. 우리 측 사망자는 없었으나 부상자 7명이 발생했다. 북은 이 사태 이후에 우리측이 먼저 도발했다는 억지 주장을 펼쳤을 뿐만 아니라, NLL이 국제법상 북한에서 12해리 이내이기 때문에 함정이 교전한 지역은 북의 영해라는 억지 논리를 펼쳤다. 이는 휴전 이후 50여년간 지켜진 NLL을 무력화 시키겠다는 의도가 담긴 북의 의도적 도발이었다. 국민들은 분노했고 강력한 대응을 촉구했으나 어느샌가 잊혀지고 말았다.  


2000년대에 들어와서 월드컵 중일때 발생한 제 2 연평해전 때는 눈물이 나고 잠도 오지 않을 정도로 분했다. 이 교전으로 우리 해군 윤영하 소령, 한상국 중사, 조천형 중사, 황도현 중사, 서후원 중사, 방동혁 병장 6명이 전사하고 19명이 부상 당했다. 한 민족이라는 "북한이 어떻게 이런 짓을 할수 있을까" 하는 생각과 함께 꽃다운 나이에 목숨을 잃은 장병들이 너무도 자랑스럽고 한편으로는 너무도 불쌍했다. 월드컵 열기에 가려서 사태의 심각성 만큼 제대로 부각 되지는 못했지만 전 국민이 분노했고  강력한 대응책을 촉구했었다. 교전 직후 국방부는 북한의 행위가 정전협정 위반 이라며 묵과 할수 없다고 했지만, 이 역시 또한  북으로 부터 어떤 답도 받지 못했다. .

2002년 제 2연평해전 이후로 2009년 대청해전 등 크고 작은 도발들이 몇건 발생하긴 했지만 역시나 무섭도록 빨리 잊혀져버렸다. 당시에 분노했지만 너무 쉽게 식어버리는 필자 자신을 보면서 신기하기까지 했다.

얼마 전 일이다.  2010년 3월 우리 해군 천안함이 북한의 잠수함 어뢰 공격으로 침몰하여 40명이 사망하고 6명이 실종되었다. 우리 정부는 민군 합동조사단을 구성하였고 한국을 포함한 오스트레일리아, 미국, 스웨덴, 영국 등 4개국의 24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합조단은 오랜 조사끝에 북의 어뢰공격이라고 확정 짓는다. 국민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으나 북은 그 때도 오리발 내밀기에 바빴다. 도리어 우리에게 검열단을 파견한다고 큰소리 쳤으니 말이다. 북과의 무역관계는 단절되었고 모든 지원도 소원해졌으며, 금강산관광, 개성공단 사업도 큰 차질을 빚게 되었다.

천안함 사건은 결국 여러 나라의 지지를 얻어 국제 연합 안보리 안건으로 회부되었으나,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쓸데없는 선언문만 발표하고 만다. 이후 얼마 있지 않아 대북관계는 원상 복귀 되었고 아무일도 발생하지 않은 것처럼 예전처럼 북과 지내던 어제, 북은 또 한번 우리를 공격한다.

이전과 마찬가지로 필자도 분노하고 있고, 우리 국민들도 연신 강경한 대응을 소리 높이고 있다. 정치인들, 경제인들, 연예인들, 세계의 외신들, 동맹국들... 강도높은 비판과 강력한 대응을 촉구한다.  그런데 필자는 이것이 진짜라고 느껴지지 않는다. 시간이 얼마 가지 않아 천안함 사건처럼 여러가지 음모론이 판칠것이며 도리어 우리의 자작극이라는 이야기가 나올지도 모른다. 이런식으로 사건은 흐려지고 결국 아무일도 없던 것처럼 다시 우리의 일상으로 돌아갈 것이다.

이런 이유로 이번 연평도 사건이 현실이 아니라, 금방 지나갈 안좋은 기억으로 여겨진다.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 참 무서운 일이지만, 여러 포털 사이트들을 보면 필자의 생각이 큰 과장은 아닌것 같다. 포털들의 메인과 인기검색어에는 몇일전의 참담한 사건 보다는, 어제 있었던 청룡영화제와 영화제 에피소드, 그리고 유명 연예인의 연애사가 더 큰 관심을 받고 있고, 여러 커뮤니티에서는 24시간도 지나지 않은 어제 일에 대한 농담과, 악플이 넘쳐나고 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는 또 일상을 살아갈 것이고, 북은 또 우릴 공격해 우리의 부모, 친지, 형제, 친구 들이 죽어나갈 것이다.

우리들의 관심이 절실한 때이다.
Posted by 에스 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