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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3.22 라인업 속에 무한도전을 보다 (3)
TV/방송2008.03.22 20:26
어김없이 토요일 저녁 라인업을 보느라 TV를 켰다. 무한도전을 먼저보던 나였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라인업의 본방송을 챙겨보게 됬다. 무한도전에서 라인업으로 주 시청프로그램이 바뀐 이유에 대해서는 명확히 설명하지 못하겠다. 약자에 대한 동정심이었는지, 순전히 재미때문이었는지.

3월 22일자 라인업의 주제는 라인업 힙합파티 였다. 평균나이 38살의 힙합과는 전혀 연관 없어보이는 멤버들이 하루동안 힙합을 배워, 홍대 클럽에서 라인업파티를 여는 것이었다. 소재부터 웃음이 나는, 다소 소화하기 힘든 어려운 것을 골랐다 싶었는데 역시나 큰웃음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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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업 힙합파티 편을 보면서 무한도전이 전성기때의 모습들이 불현듯 생각났다. 바나나 하나로도 몸을 다해서 웃기던, 성의를 다하던 무한도전 멤버들의 모습과 평균나이 38살의 자신들과는 전혀 상관도 없고 접하기도 어려웠을 힙합을 열심히 배우고, 빼지 않고 노력하는 라인업 멤버들의 모습이 오버랩 됬다.

무한도전의 광풍의 원인중에 하나는 무한도전 멤버들이 자신들의 몸을 사리지 않고, 어떤 상황이건 주제가 무엇이건 간에 자신들이 연예인이란 것을 망각할 정도로 망가져 주고, 뭐든지 열심히 하는 모습들이 시청자들에게 좋게 다가간것이었다.(지금은 그 진실함을 많이 잃은 것으로 보여지지만)

이런 무한도전의 진실된 모습들을 오늘 라인업에서 찾았다. 어찌보면 지나친 비약으로 여겨질수도 있겠지만, 최소한 나에게는 그렇게 느껴졌다.

49살의 국민개그맨 이경규의 예림파파 라는 닉네임을 써서 딸에게 얘기하는 듯한 진실된 랩으로 관객들에게 웃음과 자연스러운 감동을 줬다. 자신의 가정사를 꺼내서 방송에 사용하기란 쉽지 않을 터 인데, 딸을 사랑하는 마음을 드러내는 아버지의 모습은 이렇게 멋있을 수가 없었다. 이것뿐이 아니었다. 웃음거리가 될 수 있음에도 자신보다는 시청자들을 생각하는 마음에 49살의 나이에 다른 멤버들과 똑같이 힙합복장을 입고 재미를 준 것 또한 쉬운일 처럼 보이진 않았다.

여기다가 라스트페이지(막장:마지막장) 김경민의 웃음은 나오지만 슬픈 랩 또한 오늘 라인업에서 한 부분을 차지했다. 자신의 어려웠던 과거 얘기를 한스럽게, 하지만 웃음이 나오도록 풀어낸 김경민의 용기 역시 가상했다. 이미 방송에서 밝힌 이야기였지만, 김용만과의 친구관계로 라인업에 자신이 들어오게 된 과정 또한 다 내뱉었다. 마지막 라인업이 없어질까봐 걱정된다는 김경민의 외침은 김경민 뿐만 아니라 제작진의 바램또한 같을 거란 생각에 웃음을 자아냈다.

무한도전이라는 공룡 버라이어티에 대적하기에는 아직 라인업은 부족하다. 하지만 무한도전이 인기를 얻었던 이유중에 하나인 진실함과 뭐든지 열심히 하는 모습들을 이제는 라인업이 보여준다면, 꾸준한 인기를 얻는 버라이어티가 되는 것은 어렵지 않아 보인다.

상대가 죽어야 내가 사는 동시간 방송프로그램의 특성상 라인업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지만, 요즈음 무한도전 시청률이 많이 이탈해가고 있는 상황을 기회로 삼아서 과거 무한도전 시청자들을 라인업 애청자들로 만들어 버리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뭔가 계기가 필요하긴 하지만, 오늘과 같은 솔직함만 보여준다면 시청자들도 라인업에 마음을 열 것이다.
Posted by 에스 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