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뮤직드라마'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3.04.27 무한도전 8주년 특집, 연출력의 끝은 어디인가?
TV/방송2013.04.27 20:36

토요일 주말 예능의 최강자로 군림한지 8년이 되어가는 무한도전, 이번 8주년 특집 <무한상사 뮤직드라마>은 시청자들에게 한결같이 사랑받는 이유를 여실히 보여줬다. 4월 27일 방송분<무한상사 뮤직드라마>편에서는 단골 콩트 포맷이던 무한상사의 틀은 그대로 살리면서 정리해고라는 가볍지만은 않은 주제를 다뤘다. 초 중반부에는 정리해고에 대한 복선을 깔아놓음과 동시에 무도 본연의 재미를 시청자들에게 선사하고, 후반부에는 무능했던 정준하 과장이 정리해고로 실직하는 모습을 뮤직 드라마로 그려내며 안방을 울렸다. 전 재미 후 감동 의 어렵디 어려운 포맷이었다. 예능에서 재미와 감동을 함께 느낄수 있는 것은 역시 무한도전이라서 아닐까.

시작은 뻔했다. 지각하는 직원들과 나무라는 상사, 업무실적을 지적하는 일반적인 직장의 모습들 중에 이전부터 이용한 무한도전의 캐릭터를 이용해서 웃음을 자아냈다. 하하와 노홍철의 유치찬란한 싸움부터, 정형돈 대리의 상상을 초월하는 진상 짓, 인턴에서 정직원이 된 길을 독려하는 유재석 부장. 눈치파악 못하는 정준하 과장 까지. 토요일 밤 예능으로써는 손색없는 가벼운 웃음이었뿐 아니라, <뮤직 드라마> 컨셉으로 프로그램 중간 중간에 이들의 퍼포먼스도 나쁘지 않았다.

이전까지의 무한상사는 사실 직장인의 생활을 다루었다기 보다는 멤버들의 캐릭터를 이용한 웃음이었다. 하지만 이번 8주년 특집에서는 수박겉핥기 식으로 무한상사라는 직장의 틀만 이용한것이 아니라 진정 직장인의 애환을 80분의 짧은 시간에 효과적으로 나타냈다. 정리해고 관련 대목이다.

유재석 부장의 무능한 부서에 사장님의 정리해고 명령이 떨어지고 부서 내의 한명은 사직해야 하는 상황. 이를 어떻게든 막아보려는 유재석 부장은 회사의 미래를 위한 프로젝트에 매달린다. 이름하여 '신무기 프로젝트'. 무도를 자주 보는 시청자라면 편하게 웃을수있는 몸개그의 향연이었다. 멤버들이 우스꽝스러운 옷을 만들어 거지꼴로 배구공으로 얻어맞고, 물폭탄세례를 받는 장면은 예능 본연의 웃음에 충실했다. 필자 개인적으로 압권은 정형돈 대리가 입은 '파피루스 맨(골판지로 만든 옷)' 복장이 물 폭탄 한번에 다 벗겨지는 장면이었다.

충분히 재밌었지만 무한도전의 연출진은 이것만으로 만족하지 못했다. 예능이랍시고 웃음도 주지 못하는 프로그램이 많은 요즘인데, 이들은 웃음만으로는 성에 차지 않는 모양이다.

프로젝트 실패로 정리해고가 확정되고, 전 부서원이 모여서 중국집에서 식사를 하지만 눈치없는 정준하 과장은 분위기 파악을 하지 못하고 천둥벌거숭이처럼 날뛴다. 사실 이 부분은 조금 불편했었다. 정준하의 캐릭터가 원래 분위기 파악을 못하지만 이번 특집에서는 심할정도로 맥을 끊고, 남발했는데 프로그램 종반부에 가서 결말을 위해 모두 연출되어있는 부분이었다.

이어서 모든 부서원들이 함께 노래를 부른다. 정리해고에 대한 불안감, 앞으로 자신이 책임질 미래, 자신은 떠나고 싶지않다는 이기적 마음, 해고될사람을 한명 선택해야하는 고뇌까지 영화 레미제라블의 OST였던 'I dreamed a dream' 에 녹여낸다. 전업 가수가 아닌 이들에게는 어려운 과제였을것이라 생각한다. 뮤직 드라마를 기준으로 놓고 본다면 쓸만한 노래 실력은 아니었다는건 누구도 부정 못한다. 하지만 이들은 노래 실력으로써가 아닌 진실된 연기와 연출로써 레미제라블 원곡에 못지 않는 감동을 줄 수 있었다.

가볍지 않은 주제였지만 예능 본연인 웃음을 놓치진 않았다. 정리해고의 슬픈 이야기를 이어가면서 박명수, 노홍철의 아부 송 연습 등은 무거운 분위기를 풀어주는 역할을 했다. 슬픈 이야기의 끈을 풀었다 조였다 하지만 시청자가 이 틀안에서 도망가지 않도록 사로잡는 연출력은 어째서 지금까지 무한도전이 8년간 사랑받는지에 대한 명쾌한 답이 됬다.

결국 유재석 부장은 정준하 과장을 정리해고 인원으로 선택하고, 정준하 과장은 10년간 몸담았던 회사에 대한 원망과 울분을 쏟아낸다. 김광석의 '서른즈음에'를 배경으로 정준하 과장은 쓸쓸히 회사 건물을 빠져나간다.

이번 특집은 무한도전 연출력의 승리였다. 오래전부터 이용한 '무한상사'라는 틀로써 요새 TV트렌드로 자리잡는 직장생활에 대해 자칫 무거워질수 있는 정리해고와 직장인의 애환을 <뮤직 드라마>라는 방식으로 그려내면서 감동과 웃음 두마리 토끼를 다 잡을수 있었다. 지금까지 무한도전에 대한 시청자의 기대는 커져만져왔고, 국민 예능프로그램이라는 타이틀까지 거머쥐었다. 연출진 출연진들이 이를 극복하기 위해 매번 새로운 시도와 남들이 생각지 못한 번뜩이는 특집들을 진행해 왔다. 늘 성공만 할수 있겠는가? 역시 무한도전이라는 칭찬이 쏟아지는 에피소드가 있으면 엄청난 혹평에 시달리는 에피소드가 존재했다. 하지만 필자가 평가하기로는 회가 거듭할수록 높아지는 시청자에 기대에 무한도전을 훌륭히 대응하고 있다는 것을 이번 8주년 특집이 증명했다.


Posted by 에스 비